'공급중단'·'욕심'·'코로나' 세번의 위기 이겨낸 'ICI'

  

글: ICI 컴퍼니 정세훈 대표

정리 : DX.TIMES neo

올해는 내게 의미가 큰 한 해가 될 듯하다.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고 있으니. 지금은 '이씨컴퍼니(ICI COMPANY)'지만, 처음 회사명은 '유도리'였다.

 

유도리로 시작해 ICI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주식회사 유도리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것이 지금 내 사업이 됐다.

 

2018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난 요식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날 따라 유독 회사란 곳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동네에 사무실을 꾸리고 창업한 친구네 회사로 놀러 갔다. 친구랑 수다를 떨며 알게 된 건 친구가 하는 사업이 '온라인 다이어트 쇼핑몰'이라는 것이었다.

 

'어라? 이거 재미있어 보이는걸?'

 

그냥 해보고 싶었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요식업의 반복된 일상으로 시간을 보내던 내게 신선한 일탈이라고 할까...

 

또다른 친한 친구네 회사에 가서 다짜고짜 외쳤다. 이 친구만큼은 아무리 황당한 요구를 내가 해도, 흔쾌히 들어줄 것 같아서였다.

 

"어이 친구! 사무실에 책상 하나만 빌리자! 월급은 안 받을 테니 밥 먹으러 갈 때 나도 좀 데려가 주면 안 될까나?"

 

그게 시작이었다. 그렇게 난 요식업을 하면서 1인 창업자의 길로 들어섰다.

 

친구네 사무실에 얹혀(?) 살다 보니 평소 보지 않던 눈치가 보였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자존심이랄까. 뭐라고 해야겠기에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다이어트 시장 관련 자료를 찾고 찾고 또 찾았다.

 

친구는 내게 늘 공짜 밥을 흔쾌히 사주었지만, 그럴수록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의 빚은 쌓여만 갔다.

 

'이렇게 밥만 축내고 있을 수 없는데... 매출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때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당시 한참 유행하기 시작했던 SNS 마케팅이었다. 인플루언서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공동구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렇게 원하던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뭔가 흡족하지 않았다. 매출을 내곤 있지만, 내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이 적다 보니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함께 팔 새로운 상품을 찾아 나섰다.

 

그때 만난 것이 통밀과자다. 나의 직감이 적중했다. 통밀과자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이제야 한숨을 돌리고 미소를 지으려고 하려는 찰나.... 위기가 찾아왔다. 첫 번째 위기였다.

 

'그래.. 위기는 항상 좋을 때 찾아오는 놈이었지...'

 

첫번째 위기는 '공급중단'였다.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통밀과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점점 높아졌고 생산공장 내 있던 악성 재고까지 다 팔아줬지만, 돌아온 것은 '일방적 공급중단 통보'였다. 우리에게 통밀과자를 제공하던 생산자가 직접 팔겠다며 우리와의 거래를 끊어버린 것이다.

 

'죽 쒀서 개 줬다'는 속담의 담긴 깊은 허탈함을 제대로 맛봤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이대로 좌절하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였다.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생각했다.

 

'비슷한 제품을 찾아서 더 많이 팔고 말 것이다! 우리가 팔아준 악성 재고! 당신네 창고에 그대로 다시 쌓이게 해주고야 말겠어!'

 

전국 식품 관련 박람회란 박람회는 다 찾아다녔다. 수많은 업체와 미팅을 하고 소개받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지만,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기고 지는 건 결국 포기하지 않는 자의 몫이 아닌가'

 

이제 막연히 찾아 나서기 직접 나의 요식업 경험을 살려서 만들어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 직접 만들려면 초기 제조시설비용 부담이 크고, 원하는 수준의 상품을 만들기까지 생산에 매달려 있어야 해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다른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

 

'하늘이 도우셨을까...'

 

답답한 마음을 달랠 겸 한 박람회를 찾았는데, 거기서 내가 원하던 제품과 비슷한 상품을 만드는 업체를 발견한 것이다.

 

해당 업체에 그간의 있었던 일들과 내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에 관한 설명을 하며 수많은 협의 끝에 드디어 결과물이 나왔다.

 

나만의 '통밀과자'를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SNS에서는 '다이어트 과자'로 회자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판매량이 급증했고 즐거움은 시작됐다.

 

내게 책상 하나를 내어줬던 친구네 회사는 의류업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회사였는데, 온라인 식품 매출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사업화를 논의하게 됐고, '다이어트 식품' 회사를 만드는 게 서로 의견을 모았다.

 

"친구! 그런데 우리 이름은 뭐로 하지? 뭔가 멋진 이름 없을까? 유도리 어때? 유도리?"

 

'친구들이 반대하겠지?'라는 생각하며 장난삼아 '유도리'라는 단어를 던졌는데.... 그것이 떡하니 회사명이 됐다.

 

사실 '유도리'라는 단어는 친구들과 서로 일 못할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왜 그렇게 유도리가 없노! 유도리 있게 일하자!"라며 사투리를 섞어가며 주고받던 말이었다.

 

사전적 의미로 유도리란, 융통성과 비슷한 말로, 형편이나 경우에 따라서 여유를 가지고 신축성 있게 일을 처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렇게 그 중요한 회사명이.... '있어빌리티!'를 추구하며 온갖 상호들을 남발하던 우리의 최종 선택을 받은 '유도리'가 정식 명칭이 된 것이다.

 

'주식회사 유도리', '유도리 컴퍼니'로 말이다.

 

지금 생각해도 참 유도리가 많은 친구들이다... 사명을 정하고 판매량이 오르며 신명 나게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또다시 '위기'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두 번째 위기였다.

 

하지만, 그 위기는 외부 요인이 아니었다. 바로 내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천 원짜리 과자를 판매해서 이 매출이 나오는데 그럼 더 비싼 제품을 팔면 더 많은 돈을 벌겠네?!!!” 라는 생각이 나를 집어삼킨 것이다.

'이놈에 생각을 난 왜 했고 뿌리치지 못했을까.....'

 

사실 요식업을 하면서 누렸던 그 경험이 내 마음에 마수(음험하고 흉악한 손길)를 뻗친 것이다. 어린 시절 어찌어찌하다 보니 외식업이 잘 됐고, 가맹점 사업으로 확장되며 큰돈을 벌었던 적이 있다. 바로 그 예전 경험이 나를 판단력을 흐려지게 했고, 다이어트 식품회사를 설립했던 나는 다이어트와 상관없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망한 것이 ‘어린이 홍삼’이었다. 판매가가 높으니, 머릿속에 '홍삼 한 개가 과자를 몇 개 판 효과가 있네! 홍삼이 최고야!'라는 생각뿐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의 욕심이니 당연한 것도 같지만... 회사 설립 본질을 잃어버리고 회사 경영이 아닌 돈 벌 생각만 했으니..... 결과는 정말 최악이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망했다.

 

'돈을 그냥 쓰레기통에 쏟아버렸다'는 표현 해도 될 정도로 완전히 망했다. 내가 만든 '어린이 홍삼' 제품은 전량 폐기 처분됐으니 말이다...

 

'하........ ㅠ_ㅠ.....'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본업에 집중하며 손해를 조금씩 만회하며 차근차근 나아가던 중 세 번째 위기가 들이닥쳤다. 듣도 보도 못했던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집어삼킨 것이다.

 

코로나19는 '유도리'가 아닌 내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요식업 업장들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1년만 버티면 괜찮겠지'라며 혹한기를 버텨냈지만, 금방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는 장기화하며 나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됐다.

 

요식업과 유도리 사업 두 가지를 함께 경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택해야 했고, 난 온라인 사업에 올인하기로 마음먹고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유도리를 떼어 나와 홀로 독립하게 됐다. 그리고 사명은 'ICI 컴퍼니'로 변경했다. 

 

ICI는 프랑스 말로 '여기'란 뜻이다. 차후에 제품 브랜드 신뢰도가 쌓이고 나면 '여기서 사는건 믿을수 있다' 혹은 '여기는 믿고 살수 있어'의 의미로 ICI 컴퍼니로 정했다.


그리고 더 이상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 차근차근 '다이어트 식품' 회사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며 사업을 재정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최근 발아통밀 과자만 판매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발아통밀 빵으로 확장했다. 그리고 여기에 '국내 최초 발아통밀 시리얼'까지 제품라인을 추가했다.

 

여기에 직접 만드는 치즈 등 제품 라인업도 확장 중에 있다. 

 

올 한해가 기대된다. 2023년은 흩어져있던 브랜드들을 통합해 다이어트 외 식품까지 취급하는 밸다랩의 원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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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 컴퍼니 정세훈 대표

출처: https://dxtimes.co.kr/news/view/1065604303644543


[이 게시물은 TEEJAY님에 의해 2023-06-13 22:49:45 커뮤니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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